4분기, 저는 AI 투자가 쉽게 멈추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10월이 시작됐습니다. 주식시장을 계속 보고 있으면 요즘 참 어렵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상당히 재미있는 구간에 들어왔다는 생각도 듭니다. 금리는 여전히 높고,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에 대한 부담도 있습니다. AI 거품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을 조금 더 안쪽으로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강한 숫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AI 투자가 정말 이렇게 쉽게 꺾일 수 있을까? ”아직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4분기로 넘어오면서 AI 투자가 반도체 실적과 CAPEX를 통해 다시 한번 시장에 영향을 주는 구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4분기 시작과 함께 눈에 들어온 숫자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반도체 수출입니다. 9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30%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숫자가 나왔습니다. 물론 이런 숫자를 볼 때는 기저효과나 가격 효과도 함께 봐야 합니다.그래도 지금 시장에서 반도체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당히 강한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 출시 22일 만에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소비자 시장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AI라고 하면 대부분 ChatGPT나 Claude, Gemini 같은 서비스를 떠올렸습니다. 사람이 질문하고 AI가 답해주는 형태였습니다. 그런데 에이전트는 조금 다릅니다. 사람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면 AI가 직접 검색하고 비교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컴퓨터를 조작해서 실제 일을 대신합니다.AI가 ‘대답하는 도구’에서 ‘행동하는 도구’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렌드포스가 내년 HBM ASP 상향 전망HBM 약 121% 상승할 것으로 전망
HBM3, HBM3E, HBM4가 섞여 있는 평균 가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HBM4 가격은 기존 예상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시장에서는 기존에 예상했던 2배 수준을 넘어 2.5~3배 수준까지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DRAM 가격 전망도 기존 한 자릿수 상승에서 약 15% 수준의 두 자릿수 상승으로 상향됐습니다. 이 숫자들을 보면서 단순히 “반도체가 좋다”라고 생각하기보다, “메모리 사이클이 다시 한번 강하게 돌아가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3분기 실적이 조금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물론 단기적인 변수는 있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조금 밑돌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을 너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환율은 외부에서 발생하는 변수이고, 우리가 정말 봐야 하는 것은 메모리 가격과 수요, 그리고 CAPEX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3분기 숫자보다 그 이후를 더 보고 있습니다.
내년 1분기부터 HBM4 납품이 본격화되고, 가격과 물량이 함께 올라간다면 기업들의 영업이익 레벨 자체가 한 단계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식은 항상 오늘의 숫자만 보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니까요. 내년 이익을 미리 사는 구간이라면 지금의 작은 실적 변동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실적 발표와 함께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계획이 나온다면 주주환원 측면에서 또 하나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리가 5%인데도 기업들은 왜 계속 AI에 투자할까?
제가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부분입니다.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당연히 주식시장에는 부담입니다.금리가 올라가면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떨어지고,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도 올라갑니다.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금리가 높은데도 빅테크들은 계속 돈을 쓰고 있습니다.왜 그럴까요?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간단한 계산을 하는 것 같습니다.
돈을 빌리는 데 5%가 들더라도 AI에 투자해서 미래에 그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투자를 계속하는 것입니다.저는 이것이 지금 AI CAPEX를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과거 1~2% 금리에 익숙해져 있어서 4~5% 금리가 굉장히 높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4~5% 금리가 반드시 비정상적인 수준이었던 것은 아닙니다.더 중요한 것은 기업이 그 금리를 감당하면서도 투자할 이유가 있느냐입니다.지금 빅테크들은 그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AI 투자는 쉽게 멈추기 어렵다고 봅니다AI 투자가 쉽게 멈추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입니다.첫 번째는 지정학적인 경쟁입니다.미국이 AI 투자를 멈추면 중국이 빠르게 따라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AI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쉽게 브레이크를 밟기 어렵습니다.
마이크론 - AI 시대에는 메모리가 더 중요해진다
최근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마이크론은 2027년과 2028년 메모리 수급 환경이 2026년보다 더 타이트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메모리를 원하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는데 공급은 빠르게 늘리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왜 공급을 빠르게 늘리기 어려울까요? 반도체 공장은 일반적인 공장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건물을 짓는다고 바로 반도체가 생산되는 것이 아닙니다.클린룸을 만들고, 장비를 설치하고, 웨이퍼를 투입하고, 수율을 안정화해야 합니다. 마이크론 역시 새로운 클린룸이 만들어지더라도 실제 생산량이 올라오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 증설을 결정한다고 해도 실제 공급 증가 효과는 몇 년 뒤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AI 서버가 계속 늘어나면 HBM과 DRAM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합니다.
마이크론은 2027년과 2028년에도 DRAM과 NAND 산업이 공급 제약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고, HBM 출하량 역시 2028년까지 일반 DRAM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이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메모리 사이클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것. 물론 반도체 업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급을 늘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산업 구조와 AI 데이터센터의 지속적인 투자가 맞물린다면,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사이클이 기존보다 길어질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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